파생상품&금융공학

파생상품 가치평가 방법론 #2 위험중립적 가치평가 (Risk-Neutral Valuation)

seungbeomdo 2023. 12. 3. 17:27

이 시리즈는 파생상품 이론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교재인 Hull(2021)의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11th)"을 요약한 것일 뿐이다. 아래는 책 구매 링크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ISBN-13: 9780136939917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Published 2021

www.pearson.com

 

이전 편: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파생상품 가치평가 방법론 #1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이 시리즈는 파생상품 이론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교재인 Hull(2021)의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11th)"을 요약한 것일 뿐이다. 아래는 책 구매 링크 https://www.pearson.com/en-us/subject-catalog/p/options-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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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isk-Neutral World

 

위험중립적 가치평가(Risk-Neutral Valuation; RNV)란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을 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접근이다.

 

이전 편에서 "공정한 가격"을 구하기 위해서는 1) 미래 발생할 현금흐름의 확률분포를 구해야 하고, 2) 확률분포에서 산출한 기대현금흐름에 적용할 적절한 할인율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

 

그런데 미래 현금흐름의 정확한 확률분포를 구하는 것도, 적절한 할인율을 찾는 것도 실행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미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나온 테크닉이 바로 RNV이다.

 

1) 위험중립적 세계의 의미

지금부터 우리는 위험중립적 세계(Risk-Neutral World)에서 살고 있다고 가정한다.

 

위험중립적 세계는 위험중립적인 투자자들만 존재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위험중립적 투자자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현금흐름들을 평가할 때, 희한하게도 불확실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오직 현금흐름의 기대값만을 평가한다. 

 

예를 들어보자. X라는 상품과 Y라는 상품이 있을 때, X는 100% 확률로 100만원을 주고, Y는 50% 확률로 200만원, 50% 확률로 0원을 준다.

두 상품은 기대값이 모두 100만원이지만, Y는 불확실성이 더 높다. 현실세계의 사람들은 대부분 위험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기대값이 같으면 더 안전한 X를 선택한다.

그런데 위험중립적 투자자들은 X와 Y가 무차별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불확실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기대현금흐름이 더 큰 쪽을 좋아하기 때문에 X나 Y나 동일하게 선호한다.

 

2) 위험중립적 세계의 특징

이러한 위험중립적 투자자들만 모여사는 위험중립적 세계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1) 모든 위험자산의 기대수익률은 무위험수익률과 동일하다.

2) 모든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무위험수익률과 동일하다.

 

왜 그럴까? 먼저 1)을 생각해보자.

보통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안전한 국채수익률보다 높다. 만약 국채수익률과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동일하다면 바보같이 주식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식이 더 위험한데 국채랑 기대수익률이 동일하다고? 그럼 주식을 왜 삼?

 

그런데 이건 현실세계에 사는 위험기피적 투자자들의 관점이다. 위험중립적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에만 반응하지 위험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만약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국채수익률보다 높다면, 위험중립적 투자자들은 주식만 산다.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기대수익률이 높은 쪽을 무조건 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의 가격은 높아지고, 현재의 가격이 높아지므로 기대수익률은 낮아진다. 이 과정은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국채수익률과 동일해질 때까지 지속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2)도 성립한다. X와 Y가 나에게 한 달 뒤에 10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X는 평소에 일도 성실하게 하고 성격도 친절하다. 따라서 X가 나에게 100만원을 주겠다는 약속은 믿을 만하며 나는 이 약속을 체결하기 위해 90만원 정도를 낼 용의가 있다(10% 할인).

반면 Y는 일도 제대로 안 하고 맨날 집에서 비트코인만 하고 있다. 술도 좋아하고 전화도 제때 잘 안 받는다. 따라서 Y가 나에게 한 달 뒤 100만원을 주겠다는 약속은 믿기 어렵다. 나는 이 약속을 체결하기 위해 60만원도 내기 어렵다(40% 할인).

그런데 이건 위험기피적인 선호를 가진 내 입장에서나 그런 것이지, 위험중립적 투자자는 이런 걸 고려하지 않는다. 위험중립적 투자자에게는 X나 Y나 동일한 투자대안이다(할인율이 동일).

 


2. Risk-Neutral Valuation

 

위험중립적 가치평가란 위험중립적 세계 하에서의 가치평가를 말한다. 

금융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1) 기대현금흐름을 추정하고 2) 기대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두 단계가 필요하다.

 

이때 미래 현금흐름의 확률분포를 추정하는 일과 적정한 할인율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데, 위험중립적 세계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위험중립적 세계에서라면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무위험이자율과 동일하고, 할인율도 무위험이자율과 동일하다고 이미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중립적 가치평가는 다음의 두 단계로 구성된다. 1) 기초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무위험수익률과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서 기초자산의 확률과정을 생성한다. 2) 생성된 확률과정 하에서 구한 파생상품의 payoff를 무위험수익률로 할인한다.

 

그러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위험중립적 세계를 가정하고 실시한 가치평가의 결과가, 현실세계에서의 가치평가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현실세계에서 가치를 평가할 때 1)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추정하고 2) 자산의 위험을 고려한 적정할 할인율로 할인하는 과정에서 1)과 2)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한다. 효율적인 시장에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은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할인율이 높고, 기대수익률이 낮은 자산은 위험이 낮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다. 

 

기대수익률과 위험조정 할인율 간의 관계 속에서 파생상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고, 이 관계 자체가 위험중립적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복원된다. 따라서 위험중립적 가치평가는 실제 세계, 그리고 어떤 위험선호를 가정한 세계에서건 동일한 결과를 제시한다. 이게 위험중립적 가치평가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