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금융공학

파생상품 가치평가 방법론 #1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seungbeomdo 2023. 12. 3. 17:00

이 시리즈는 파생상품 이론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교재인 Hull(2021)의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11th)"을 요약한 것일 뿐이다. 아래는 책 구매 링크
https://www.pearson.com/en-us/subject-catalog/p/options-futures-and-other-derivatives/P200000005938/9780136939917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ISBN-13: 9780136939917 Options, Futures, and Other Derivatives Published 2021

www.pearson.com


1. Motivation

 

가장 단순한 금융상품의 형태인 채권, 선물, 옵션의 가격을 평가하는 데에는 이미 해석적 해(Analytic solution)가 존재한다.

 

가령 채권의 가격은 미래 발생할 현금흐름들을 각 시점의 zero rate로 할인하여 합한 것이고, 선물의 경우에는 현물과 선물 간의 No-arbitrage가 성립하는 조건으로부터 그 가격을 구할 수 있다.

 

유로피안 콜/풋옵션의 경우에도 No-arbitrage 조건으로부터 Black-Scholes-Merton 모형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변동성이 constant하다든가 하는 비현실적인 가정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 합리적인 추정치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복잡한 파생상품들은 어떨까?

 

예를 들어 만기 이전에 롱포지션이 원하는 시점에서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아메리칸 옵션이라면? 기본적으로는 채권이지만, 채권자가 원하는 시점에서 주식으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한 전환사채라면?

 

이런 난감한 payoff 구조를 가진 파생상품들의 가격을 그럴싸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금융공학에서는 수치적(Numerical) 방법론들을 개발해왔다. 수리적으로 다른 가능성이 없는 완전한 정답은 아니지만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정의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추정치를 구하는 방법들이다.


2. 공정한 가격

 

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의 정의는

"파생상품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미래 기대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이다.

 

만약 A가 내일 10만원을 주는 약속을 했다고 하자. 이 약속 자체가 하나의 파생상품이다. 이 파생상품의 가치는 얼마일까? 대략 9만 5천원 정도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이런 직관이 나온 과정을 2단계로 뜯어보면

1) 내일 10만원을 받게 되기 때문에 10만원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

2) 그런데 내일 10만원을 받기 위해 오늘 10만원을 내는 것은 어딘가 불공평하다. 우리는 오늘 당장 10만원을 받는 것이 내일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두 단계 중 1)은 미래의 기대현금흐름을 추정한 것이고 2)는 기대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것이다.

 

 

 

동일한 결과를 좀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유도해보자. 만약 내일 10만원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금융상품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내일의 10만원은 모종의 할인율에 의해 오늘에서는 9만 5천원의 가치가 있다고 하자.

 

만약 이 상품을 9만원에 판다고 하면? 나는 이 금융상품을 무조건 살 것이다. 왜냐하면 9만 5천원을 투자했을 때 '내일의 1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A는 9만원이라는 싼 가격에 '내일의 10만원'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은 점점 증가한다.

 

반면 이 상품을 10만원에 판다고 하면? 나는 이 금융상품을 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일의 10만원'은 오늘 9만 5천원을 투자해서 만들 수 있는데, A는 1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투자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 가격은 점점 내려간다.

 

 

 

파생상품의 가격을 추정하는 수치적 방법론들은 기본적으로 이 "공정한 가격" 원칙에 근거한다. 이 공정한 가격 원칙에 따라 가격을 추정하려면 두 가지가 핵심 문제가 된다.

 

첫째, 미래의 '기대현금흐름'은 얼마인가? 즉 미래에 기초자산 가격이 어떤 확률분포를 가질 것이며 기초자산의 각 point에서 파생상품의 payoff는 얼마인가?

둘째, 불확실한 '기대현금흐름'을 적정하게 오늘의 가치로 바꾸는 할인율이란 도대체 얼마인가?

 

이 문제는 매우매우 어렵고 현실에서는 정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이다. 주가가 만기에 어떤 확률분포를 가질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이 존재할까? 그리고 사람마다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데 보편적인 할인율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위험중립적 가치평가(Risk-Neutral Valuation)라는 방법론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