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금융제도

신용리스크 측정 방법론 (1) 신용리스크의 정의와 개요

seungbeomdo 2025. 1. 29. 17:04

1. 신용리스크의 정의와 특징

신용리스크란 채무자의 부도, 거래 상대방의 계약불이행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손실 위험을 말한다. 계약불이행에 따른 손실뿐 아니라, 채무자의 신용도가 하락하여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위험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도 쓰인다.

 

신용리스크는 금융업에서 다루는 리스크 중에서는 가장 역사가 길다. 금융의 역사는 대부업에서 시작되었고, 그 시점부터 채권자는 채무자가 돈을 제때 상환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 가장 염려했을 것이다. 자산시장 제도가 충분히 발전한 후에 등장한 시장리스크나, 최근 들어 중요성이 드러난 운영리스크에 비해서는 훨씬 역사가 길다.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신용리스크는 시장리스크에 비해 계량화가 더 어렵다.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리스크는 시장 요인에 의해 자산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이다. 이러한 변동 사건은 매일 수억번이 넘게 관측된다. 주가는 1초에도 수십번씩 변동하며 그 기록들이 모두 시장리스크의 관측값이다. 따라서 시장리스크의 통계적 특성들을 추정하기 위한 기초자료들이 훨씬 많고, 추정의 신뢰성이 높다.

 

반면 신용리스크는 기초 데이터들이 잘 관측되지 않는다. 일단 부도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한 회사의 부도란 여러번 발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도가 한 번 발생하면 그 기업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의 부도가능성을 그 기업의 과거 부도 발생 수를 바탕으로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의 부도가능성이란 실무적으로는 과거에 그 기업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다른 기업들의 부도 비율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사한 재무적/산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부도확률이 유사할까? 경영진의 성향이라든가 법적/정치적 개입의 유무라든가 다양한 비정형적인 요소들이 개입한다. 개인의 부도가능성을 추정할 때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2. 신용리스크 측정 절차 개요

바젤Ⅲ에서 신용리스크를 측정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자산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전술했듯이 신용리스크는 개별 자산별로 고유하게 추정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신용리스크의 관점에서 동일한 위험 수준을 가진 자산군을 분류하고, 각 자산군별로 신용리스크를 추정한다. 

2) 리스크 컴포넌트(RC)를 추정한다.

자산의 신용등급이 결정되면, 과거 데이터로부터 리스크 컴포넌트들을 추정한다. 3가지의 핵심 RC가 있는데, (1) 부도율 PD (2) 부도 시 손실율 LGD (3) 부도 시 노출된 자산 규모 EAD이다.

3) 위험가중자산을 추정한다.

리스크 컴포넌트들이 추정되면 신용리스크에 따른 손실의 확률분포를 가정할 수 있다. 주어진 손실 확률분포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손실 규모가, 바젤Ⅲ에서 요구하는 신용위험가중자산이다. 바젤Ⅲ에서 말하는 "극단적인 손실규모"란 99.9% VaR과 예상손실(손실 분포의 평균)의 차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