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률 60% 육박…증권사 줄줄이 손실 공지 - SBS Biz
1. ELS의 정의
ELS가 화제다. ELS란 주가에 연계하여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서, 국내 발행되는 파생상품들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작년 한 해동안 발행된 규모가 40조원 정도가 된다.
ELS의 정의는 현실에 비해 너무 일반적이다. 발행되는 ELS의 대부분은 (1) 일정한 수익을 지급하되, (2) 정해진 시점마다 조건에 의해 조기상환이 발생하며, (3) 조기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다음 시점까지 수익률이 스텝업되고 (4) 만기에 배리어를 치면 손실이 발생하는 4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래는 미래에셋에서 발행한 ELS의 투자설명서 중 일부이다.
첫번째 조기상환 시점은 6개월 후이다. 이때 기초자산가격이 초기 가격의 88%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4.2%의 약정수익을 지급하며 계약이 종료된다. 만약 기초자산가격이 88% 밑으로 떨어진다면? 6개월 후에는 조기상환이 발생하지 않고 12개월 후 시점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이때 기초자산가격이 다시 88%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8.4%의 약정수익을 지급하며 계약이 종료된다.
이런 식으로 조기상환 여부를 각 시점에서 결정하나, 만약 만기까지 기간 동안 기초자산가격이 50% 밑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있는 경우(배리어 터치) 원금손실이 25%에서 100%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2. ELS의 매력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ELS는 채권류의 상품보다 높은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지급할 경우 보통은 위험이 더 높아야 한다. 그런데 ELS의 위험은 기초자산 가격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변화할 때 발생한다. 즉 수익률은 높으면서 그에 수반하는 높은 위험은 회피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왜냐하면 "극단적인 사건은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품을 왜 만들까? 첫째, 위에 적은 것처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좋아할 만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둘째, 증권사들은 상품을 판매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고 살아간다. 금융상품의 가격은 미래 기대수익에 의해 결정되는데, ELS는 높은 기대수익을 제공할 것 같지만 낮은 확률로나마 배리어 조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학적으로는 기대수익이 낮다. 따라서 동일한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3. ELS는 어떻게 만들까
그런데 도대체 ELS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물론 이런 게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저런 조건의 ELS 계약을 맺으면 되는거지 뭘 어떻게 만들어져?"
하지만 증권사의 입장은 다르다. 증권사는 고객과 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ELS로 고객이 이득을 보면 증권사가 손실을 보고, 고객이 손실을 보면 증권사가 이득을 볼까? 이 게임은 그런 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한 후, 그 상품의 반대 포지션을 다른 고객에게 판매한다. 즉 X에게 A를 팔면, Y에게는 -A를 판매한다. 그러면 X가 이득을 볼 때는 Y가 손실을 보므로, Y에게서 받은 돈을 X에게 주면 된다. 반대로 Y가 이득을 볼 때는 X가 정확히 동일한 절대값의 손실을 보므로, X에게서 받은 돈을 Y에게 주면 된다. 증권사는 이렇게 판매한 금융상품 포지션에 대하여 Hedge를 하면서 중간에서 수수료를 먹는다.
그런데 ELS의 경우는 편리한 헷지를 하기가 어렵다. ELS를 특정 고객에게 팔았다면, "ELS와 손익구조가 정확히 반대로 발생하는 특이한 상품 Z"를 다른 고객에게 팔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특이한 상품 Z는 어디가서 팔기가 힘들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ELS를 헷지하기 위해 Z를 파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인공적으로 ELS의 반대 포지션을 "복제"해낸다. 특정한 cashflow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이게 금융공학 중에서도 가장 금융공학스러운 작업이다. 그 테크닉 중 대표적인 것이 델타 헷지(Delta Hedge)이다. 다음 편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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