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학

[논문 리뷰] Financial Crises: A Survey #2

seungbeomdo 2023. 1. 17. 02:11

Amir Sufi and Alan M. Taylor (2021), "Financial Crises: A Survey", NBER Working paper

 

Financial crises: A survey

The authors thank Tobias Adrian, Matthew Baron, Ben Bernanke, Barry Eichengreen, Nicola Gennaioli, Robin Greenwood, Sam Hanson, Òscar Jordà, Hélène Rey, David Romer, Moritz Schularick, Andrei Shleifer, Emil Verner, and Wei Xiong, and especially our dis

www.nber.org

 

금융위기에 관한 문헌을 잘 정리한 논문이 있어 리뷰한다. 리서치 논문이라기보다는 리뷰 논문이라고 해서, 새로운 사실을 연구하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문헌들을 조사하고 현재까지 문헌의 합의점과 논쟁점 등을 정리하는 형식의 논문이다. 저자 중 한 명은 이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Amir Sufi.

 

금융위기에 관한 기존 문헌 조사를 토대로 (1) 금융위기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2) 금융위기는 예측 가능한 것인지 (3) 금융위기가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무엇인지 살핀다. 언뜻 보면 너무 당연해서 새삼스럽게 이런 걸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가 금융위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리뷰 논문이기 때문에 방법론 설명보다는 논의의 큰 그림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3. 금융위치는 예측 가능한가?

  • 금융위기는 안정적인 경제 상황에 갑자기 등장하는 임의적인 사건일까 혹은 점진적/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예측 가능한 사건으로 보아야 할까. 논문의 결론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3.1. 신용 팽창과 자산 가격 상승

  • 신용 팽창과 자산가격 상승이 금융위기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오래된 아이디어이다. 가용한 데이터의 증가와 계량경제 방법론의 발전 이후 실증 분석이 시도되었고, 이러한 첫번째 흐름은 1970년~2000년의 데이터셋을 활용한 연구들이다.
    • Borio and Lowe(2002): 1970년~1999년 34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결과 자산가격의 급등을 동반한 가파른 신용 팽창이 금융위기의 확률을 높였다.
    • Kaminsky and Reinhart(1999): 빠른 신용 팽창은 금융위기 이전 상황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패턴이다. 신흥국의 금융 자유화가 이 시기 빠른 신용 팽창에 기여했다.
  • 첫번째 wave의 특징은 개방 경제의 이슈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발생한 금융위기들은 라틴 아메리카와 동아시아 등 경제 개방의 초입에 있던 신흥국들의 위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실질환율과 교역량이 은행 시스템 위기 이전까지 증가하다가 위기 발발 이후 붕괴하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 Demirguc-Kunt and Detragiache(1998): 1980년~1994년 IMF 데이터를 사용하여 금융위기에 대한 중요한 예측변수로 자본 유출, 교역량의 감소를 발견
    • Hardy and Pazarbasioglu(1999): 1980년~1996년 50개 국가들에 대하여, 실질 환율의 증가와 실질 수출의 감소의 영향력을 확인
  • 두번째 wave는 GFC 이후에 나타난 연구들의 흐름이다. 이 연구들은 주로 선진국 경제에 초점을 두었으며 신용 팽창과 자산가격 증가의 영향력이 더 강력하게 드러났다. Schularick and Taylor(2012, 2015b)는 금융위기의 확률이 실질 민간 신용 성장의 lagged value로 예측 가능한지 로짓 회귀분석으로 검증하였다.
    • (a) 신용 성장 변수가 1 표준편차 이상일 경우 금융위기의 확률은 5%, 2 표준편차 이상일 경우 10%로 증가하였다(무조건적 위기의 확률은 2.5%).
    • (b)는 약간 다른 모형인데, 경기변동의 저점에 달한 경우들로만 샘플을 한정하고 어떤 저점이 금융위기의 저점인지를 예측하는 로짓 회귀분석이다. 어떤 경기변동의 저점이 금융위기의 저점일 확률은 20%였고, 신용 성장 변수가 높을수록 그 확률이 증가했다.
    • (c) (b)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의 저점인지 여부가 종속변수이다. 이번에는 신용 성장 외에 자산 가격 버블이 존재하는지 여부도 예측변수로 포함하였다. 자산 가격 버블이 존재할 경우에 금융위기의 저점일 확률이 더 높아진다.

Sufi and Taylor(2021)

3.2. 신용 팽창의 원인

  • 급격한 신용 팽창과 신용 비용의 감소가 금융위기의 선행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의 원인을 찾는 것은 신용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신용 팽창의 원인을 찾는 것과 같다.
  • 신용 팽창의 중요한 원인을 금융자유화에서 찾는 연구들이 있다. 이때 금융자유화는 이자율 통제의 제거를 핵심적인 특징으로 한다. 아래 그림은 금융자유화의 index를 사용하여, index의 증가가 발생한 이후 5년 간 GDP 대비 민간 신용의 증가를 보여준다.

Sufi and Taylor(2021)

  • 금융자유화가 일어났다고 해서, 그 많은 신용이 어떻게 유입되었는지가 곧바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Bernanke(2005)는 글로벌 저축 과잉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유사한 맥락으로, 1970년대에는 유가 상승이 선진국 은행에 과도한 달러 예금이 발생했고 라틴 아메리카 정부와 기업으로 다시 대출이 발생하였다는 설명이 있다.
  • 신용공급을 설명하는 다른 아이디어로 최근 제시되는 것이 소득불평등이다. 부자들이 소득 대비 저축 성향이 더 높기 때문에 부자들의 소득 비중이 증가하면 저축 과잉이 발생한다는 것이다(Kumhof, Ranciere, and Winant 2015).
  • 금융당국의 통화정책도 중요한 요인이다. Miranda-Agrippino and Rey(2020)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 사이클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3.3. Behavioral Biases and Incentives

  •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신용 팽창은 낮은 부채 비용(특히 높은 위험을 보유한 경제주체들의 낮은 부채 비용)이 수반된다. Krishnamurthy and Muir(2017)는 150년 간 19개국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신용 스프레드의 감소가 금융위기에 선행한다는 것을 보였다.
  • Gorton and Ordonez(2014, 2019), Dang, Gorton, Holmstrom and Ordonez(2017) 등의 모형: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위험한 자산에 대해 정보를 '탐색하지 않기'를 '합리적으로' 선택한다.
  • Acharya and Viswanathan(2011), Coimbra and Rey(2017)의 모형: 금융 중개자들은 외부자에게 위험을 전가할 것이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평가 유인이 작다.

3.4. Triggers

  • 금융위기는 3년~5년 이전부터 예측되는 사건이지만, 위기 자체를 촉발하는 trigger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로 부채 상환금 지급의 증가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Drehmann, Juselius(2014)에서 1980년~2015년의 16개국 패널 데이터로부터 DSR의 증가가 금융위기의 예측 변수이기도 하지만 단기적인 금융위기 발생에 대한 강력한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 은행의 차입 능력의 혁신이 발생하면 초기에 점진적인 DSR의 상승으로 나타나다가, 혁신 이후 3년~5년이 지나면 DSR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은행 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4. 금융위기의 결과

  • 금융위기가 경기침체와 실업 증가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무엇일까.

4.1. 금융위기 자체가 문제인지 금융위기에 선행된 경기 호황이 문제인지

  • 질문이 다소 난감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그러하듯 금융위기 이전에 선행되는 경기 호황 국면이 없었고,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갑자기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자. 이때 금융위기의 효과는 경기 호황이 선행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할까?
  • Jorda, Schularick and Taylor(2013): 1870년부터 2008년 기간 동안 14개 국가에 대한 연구. 금융위기와 관련된 경기침체는 일반적인 경기침체보다 무조건적으로 더 큰 GDP 감소를 초래하고 더 긴 기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또한 일반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는 모두 큰 폭의 신용 팽창이 선행되었을 경우 더 큰 파급력을 가진다.
    • 금융위기는 1인당 GDP의 3.1% 감소, 4년 간의 침체 기간; 일반적인 경기침체는 1인당 GDP 2% 감소, 1~2년의 침체 기간
    • GDP 대비 신용의 3%p 이상 증가가 선행된 금융위기는 1인당 GDP의 감소폭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최대 3% 더 컸다. 한편 신용 증가가 선행된 일반적인 경기침체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년 이상 더 오래 지속되고 GDP 감소폭도 2%p 정도 더 컸다.

4.2. 모든 신용팽창이 나쁜 것은 아니다.

  • 모든 GDP 대비 부채는 1인당 GDP와 양의 상관이 있다. 이러한 관찰은 모든 부채를 안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Mian, Sufi and Verner(2017)는 생산 능력으로 이어지는 신용팽창과 소비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신용팽창을 구분하고 차이를 설명한다. 비교역 부문에 주입되는 신용팽창은 실질 환율 상승, 주택 부문 과잉 투자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Mian, Sufi, and Verner(2017): 1960년~2012년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의 변화가 기업 부채비율의 변화보다 GDP 성장 감소를 예측하는 능력이 더 높다는 것을 보였다. Jorda, Kornejew, Schularick and Taylor(2020)은 가계 신용 호황 이후에는 긴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지만 기업 신용 호황 이후에는 경기 침체와 관련된 눈에 띄는 결과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 Benguria and Taylor(2020): 19세기부터 이어지는 장기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방형 경제 모형을 통한 실증 연구를 진행하였다. 만약 금융위기가 기업을 통해 실물 경제를 악화시킨다면 수출이 침체될 것이고, 가계를 통해 실물 경제를 악화시킨다면 수입이 악화될 것인데, 데이터는 후자를 지지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