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r Sufi and Alan M. Taylor (2021), "Financial Crises: A Survey", NBER Working paper
금융위기에 관한 문헌을 잘 정리한 논문이 있어 리뷰한다. 리서치 논문이라기보다는 리뷰 논문이라고 해서, 새로운 사실을 연구하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문헌들을 조사하고 현재까지 문헌의 합의점과 논쟁점 등을 정리하는 형식의 논문이다. 저자 중 한 명은 이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Amir Sufi.
금융위기에 관한 기존 문헌 조사를 토대로 (1) 금융위기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2) 금융위기는 예측 가능한 것인지 (3) 금융위기가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무엇인지 살핀다. 언뜻 보면 너무 당연해서 새삼스럽게 이런 걸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가 금융위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리뷰 논문이기 때문에 방법론 설명보다는 논의의 큰 그림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1. 서론: 금융위기는 얼마나 강력하고, 얼마나 빈번할까?
- 금융위기 연구의 의의를 알아보기 위하여 금융위기의 경제적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조사할 수 있다. 아래는 1870년부터 2006년 동안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 선진국들의 경기침체 기간 중 GDP 변화의 평균을 보여준다.
- (a)와 (b)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실질 GDP가 '추세'로부터 얼마나 하향 이탈하는지 금융위기 이후 1년 ~ 5년의 효과를 보여준다. (a)는 전쟁 기간을 제외한 샘플의 모든 기간, (b)는 대공황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제외한 기간 중의 그것이다. 이때 실질 GDP의 차이를 로그로 나타냈으므로 열거된 수치들은 변화율이다.
- (a)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난 후 3%~6% 정도 실질 GDP가 감소한다.
- (b) 대공황과 GFC(Global Financial Crisis)를 제외하고도 여전히 큰 폭의 생산 감소가 발생했다.
- (c)와 (d)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실질 GDP가 '일반적인 경기침체'로부터 얼마나 하향 이탈하는지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한 후 1년 ~ 5년의 효과를 보여준다. (c)는 전쟁 기간을 제외한 샘플의 모든 기간, (d)는 대공황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제외한 기간 중의 그것이다.
- (c) 금융위기의 정점을 지난 후 일반적인 경기침체보다 1%~4% 정도 실질 GDP가 감소하였다.
- (d) 대공황과 GFC를 제외하고도 여전히 큰 폭의 생산 감소가 발생했다.
- 다음으로 금융위기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아래는 선진국들이 1870년~2008년 동안 얼마나 많은 경기침체를 겪었는지 보여준다(전쟁기간은 제외).
- 기간별로 상이하지만 전체 기간 중 15%가 경기침체 기간이었고, 경기침체 기간 중 1/3 정도가 금융위기 기간이었다. 경기침체가 오면 대략 3번 중 1번은 '금융위기'라고 할 만한 사건들이었다.
2. 금융위기의 측정
- 어떤 사건이 금융위기인지 아닌지 식별하는 문제는 굉장히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I know it when I see it."
- 그러나 경제학에서 양적 연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가용한 데이터의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위기에 대한 계량 연구를 위해서는 금융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해졌다.
- 일반적으로 금융위기라는 용어는 은행 시스템 위기를 의미한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은행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금융위기 정의는 주식시장 붕괴 등보다는 은행 시스템 위기에 초점을 둔다. 실증적으로도 일리가 있는 관점인데, 아직까지 주식시장 위기 등에서는 그 거시경제적 파급력이 비교적 덜 명확하다고 한다.
2.1. 표준적인 분류법: 역사적 내러티브 방법론과 데이터의 결합
- Laeven and Valencia(2008)의 정의가 문헌에서 표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금융위기 정의라고 한다. 하지만 정의라고 하기에는 서술이 길다. 금융위기에 대한 정의라기보다는 어떤 사건이 금융위기인지 알아보기 위한 기준과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의역+요약하자면 "시스템적 은행위기에서 기업과 금융 부문은 채무불이행을 경험하고, 금융기관과 기업은 채무의 정상적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결과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대부분의 은행 자본이 소진된다. 이러한 상황은 종종 자산가격의 하락, 실질금리의 급등, 자본흐름의 둔화와 역전을 동반한다. 하나의 개별 은행 범위에서 발생한 위기는 제외하며, 은행 시스템 전체의 위기만을 대상으로 한다. 가용한 데이터와 역사적 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통해서 열거한 특징들이 명확하게 드러날 때에만 금융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금융위기의 시작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연도에 대규모 예금 인출, 계좌 동결 혹은 큰 규모의 유동성 지원이 발생했는지 따져본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인용.
Under our definition, in a systemic banking crisis, a country’s corporate and financial sectors experience a large number of defaults and financial institutions and corporations face great difficulties repaying contracts on time. As a result, non performing loans increase sharply and all or most of the aggregate banking system capital is exhausted. This situation may be accompanied by depressed asset prices (such as equity and real estate prices) on the heels of run-ups before the crisis, sharp increases in real interest rates, and a slowdown or reversal in capital flows. In some cases, the crisis is triggered by depositor runs on banks, though in most cases it is a general realization that 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s are in distress. Using this broad definition of a systemic banking crisis that combines quantitative data with some subjective assessment of the situation, we identify the starting year of systemic banking crises around the world since the year 1970. Unlike prior work. . ., we exclude banking system distress events that affected isolated banks but were not systemic in nature. As a cross-check on the timing of each crisis, we examine whether the crisis year coincides with deposit runs, the introduction of a deposit freeze or blanket guarantee, or extensive liquidity support or bank interventions. This way we are able to confirm about two-thirds of the crisis dates. Alternatively, we require that it becomes apparent that the banking system has a large proportion of nonperforming loans and that most of its capital has been exhausted. This additional requirement applies to the remainder of crisis dates. (Laeven and Valencia, 2008, p. 5)
- 열거한 접근을 따른 금융위기의 판별법이 얼마나 일관적일 수 있는지 알아보자. 선진국에 한정된 장기 패널 데이터 3개를 활용하여 저자들이 금융위기 판별을 수행하였다. 사용한 데이터 셋은 Jorda, Schularick, and Taylor(JST; 2017), Reinhart and Rogoff(RR; 2009), 그리고 Bordo, Eichengreen, Klingebiel, and Martinez-Peria(BEKM; 2001). 세 데이터 셋은 모두 17개의 동일한 선진국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JST는 1870~2016, RR은 1870~2010, BEKM은 1880~1997).
- 금융위기 시작시기를 기준으로, 오차범위를 2년 허용하면 세 데이터 셋에서 70~80% 정도의 일치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차이는 과거 금융위기들에 대한 것에서 발생했는데 과거 데이터일 수록 개발자의 주관적 보정의 영향이 크다. 아래 그래프는 각 데이터 셋이, 다른 두 데이터 셋 각각에 대해서 오차범위별로 얼만큼의 일치를 나타냈는지 보여준다.
- 선진국과 신흥국에 대한 보다 짧은 패널 데이터를 사용한 결과도 유사했다. 앞서 설명한 BEKM, RR, 그리고 Laeven and Valencia(LV; 2020)의 데이터셋을 사용하였다. 세 데이터셋은 서로 다른 국가들도 포함하고 있지만, 동일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RR과 BEKM은 LV와 낮은 일치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은 선진국 장기 패널 데이터의 결과와 유사하다.
2.2. 보다 세련된 접근법: 수치적 정의
- 어떤 사건이 금융위기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이진적 분류를 넘어서, 금융위기의 강도를 실수로 측정하는 아이디어들도 시도되고 있다.
- Romer and Romer(2017)는 OECD 경제 전망을 활용하여 1967년~2012년 24개 선진국의 Financial stress의 반기별 시계열을 구축하였다. 이때 Financial stress는 0~15 사이의 16개 값을 가지며 0이면 stress가 없는 것이다. 이 값이 7 이상인 경우 금융위기 발생이라고 간주하면 이진 분류법과 유사한 결과를 냈다.
- Baron, Verner, and Xiong(2021)은 관찰 가능한 금융 데이터를 사용해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를 추론하고자 했는데, 은행 주식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 및 신용 경색에 대한 강력한 예측 변수였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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