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금융제도

신용리스크 측정 방법론 (6) 미예상손실

seungbeomdo 2025. 3. 3. 15:11

이 시리즈는 바젤 협약에 따라 신용리스크를 측정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본다. 내부등급법의 체계가 처음 만들어진 바젤2를 중점으로 하여 신용리스크 측정 프로세스의 개념적, 개괄적 측면에 맞춰 서술한다. 규정 재개정에 따라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구체적인 측정치나 모델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한다.
 
References 
금융감독원, 바젤2 하의 통합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제1권 신용리스크
금융감독원, 알기 쉬운 신BIS 제1편 신용리스크


지난 챕터들에서 연달아 리스크 측정요소(RC)들에 대해서 공부했다. RC들을 활용하면 신용리스크의 핵심적인 요약 지표들을 계산할 수 있다.
 

2. 미예상손실

1) 미예상손실의 정의

미예상손실(UL; Unexpected Loss)이란 예상되는 규모를 크게 뛰어넘어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손실을 말한다.
 
예상손실의 경우 금융기관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수준의 손실이지만, 미예상손실은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직면하게 되는 손실을 말한다. 잘 경험되는 손실은 아니지만, 금융기관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리스크이다.

2) VaR 접근

그럼 이 '극단적인' 손실이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가장 많이 사용되는(바젤에서도 사용하는) 방법은 VaR(Value-at-Risk) 접근이다. 시장리스크 분야를 주로 다루었던 파생상품 이론 시리즈에서도 VaR의 개념을 설명하는 글이 있었다.
 
VaR은 일정한 신뢰수준 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손실을 의미한다. 가령 아래와 같이 손실(이득)의 확률분포가 주어져있을 때, X% 신뢰수준 하의 VaR은 누적확률분포값이 100-X%가 되는 수준의 손실 임계치를 말한다(아래 그림에서 회색음영 구간과 흰색 구간의 경계).

 
극단적인 손실이라고 해서 아예 가장 손실이 큰 값을 찾으려고 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손실 규모는 무한하게 커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적당하게 95%나 99% 정도의 신뢰수준을 두고, 그 신뢰수준 하에서의 최대 손실규모를 "극단적인 손실"이라고 제시하는 것이 VaR 접근이다. 물론 더 어려운 작업은 손실의 확률분포를 어떻게 추정할 것인가이다.
 
VaR과 미예상손실은 다르다. 미예상손실의 측정방법은 뒤에서 설명한다.

3) 미예상손실의 활용

미예상손실은 바젤 규제에서의 '신용리스크'로 사용된다. 바젤 규제의 배경과 목적은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손실 상황에서도 금융기관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상적인 운영 상에서 발생하는 손실 규모(예상손실)는 대손충당금과 금리 산정에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자기자본을 깎으면서 버틸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바젤은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고, 또한 바로 그러한 관점에서 바젤의 자기자본은 극단적인 손실(미예상손실)에 대비할 수 있는 규모여야 하는 것이다.

4) 미예상손실의 산출: K-function 방법

그럼 미예상손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할까? 미예상손실은 예상되는 규모를 크게 뛰어넘어 발생하는 극단적인 손실을 나타낸다고 했다.
 
여기서 "예상되는 규모"는 이전 편에서 설명한 예상손실이고, "극단적인 손실"은 위에서 설명한 VaR 방법으로 구한 값이다. 바젤 신용리스크에서는 99.9% VaR을 사용한다. 즉 미예상손실은 다음과 같다.
 
$$UL = 99.9\% VaR - EL$$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바젤에서는 UL을 산출할 때 K-function이라는 함수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함수의 결과값 K는 소요자기자본율이라고도 부른다.
 
수식을 풀면 복잡해보이지만, 사실 금융기관의 EAD에다가 K값을 곱하면 UL( = 99.9% VaR - EL)이 산출되도록 설계된 함수일 뿐이다.

 
그밖에 자잘한 조정을 위해서 몇 가지의 파라미터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무시하자. 자세하게 뜯어보는 것은 나중에 K-function만 다루는 글에서 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바젤에서 K-function 방법은 내부등급법에서 사용되지, 표준방법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표준방법이니 내부등급법이니 하는 것은 시리즈에서 후속 글로 다룬다.